

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신화나 성서에 등장하는 강력하고 고통받는 여성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. 다니엘서의 수산나가 두 장로에게 희롱당하는 장면을 묘사한 《수산나와 두 장로》를 여러 점 그렸는데 특히 독일의 포머스펠덴에 있는 1610년 그림이 유명하다. 또한 1614-20년 작으로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《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》, 디트로이트 미술 협회에 있는 1625년작 《유디트와 하녀》 역시 대표작으로 꼽힌다.
아르테미시아의 1610년 《수산나와 두 장로》는 희롱당하는 수산나를 소재로 한 그림 가운데 피해자인 여성의 트라우마가 반영된 몇 안되는 작품이다.
나는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입니다. 당신은 카이사르의 용기를 가진 한 여자의 영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.

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작가 가운데 한 명이며 특히 강인한 여성을 표현한 화가이다. 아르테미시아는 전체 작품 가운데 94%에 여성을 등장시켰고 언제나 남성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주된 인물로서 시선을 끌도록 배치하였다. 이때문에 19세기 여권 운동은 아르테미시아의 작품에 주목하였다.
이탈리아의 평론가 로베르토 롱기는 아르테미스의 유디트에 대해 "누가 이처럼 잔혹한 여인을 묘사할 수 있겠는가"라며 "두 방울의 물감만으로 폭력에 얼룩진 피와 불꽃의 열기를 깨닫게 할 수 있는 것은 그녀 스스로가 칼자루를 쥐었기 때문"이라고 평가하였다.
1970년대에 들어 여성주의는 다시 아르테미시아를 주목하였다. 린다 노클린은 《왜 위대한 여성 화가는 없는가?》에서 여성의 재능 부족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차별이 그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 아르테미시아의 사례를 들었다. #